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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고 주식 했다가 느낀 현실

by cherish-you 2026. 4. 7.

삼성전자의 주주가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부모님 세대에는 주식을 한다고하면 마치 도박을 하는 사람을 보듯이 봤었는데 이제는 주식은 가장 흔한 재테크 수단인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주식을 하지만 나는 주식 입문이 처음이라서 몰랐고, 그래서 더 크게 느껴졌던 것들이 있다. 

 

1. 나는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서 시작했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 나는 솔직히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요즘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 뉴스에서도 시장이 좋다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오던 시기였다. 주식으로 대박이 난 한 아빠는 은퇴를 하고 아이들과 매일같이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나처럼 평범하게 일하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시작하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때의 나는 주식을 하나의 ‘기회’로 보기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큰  ‘흐름’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래서 종목을 매수, 매도할 때도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어떤 기업인지 제대로 보지도 않았고,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를 했다.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종목, 이미 많이 오른 종목, 이름이 익숙한 기업 위주로 선택했다. 그때의 기준은 아주 단순했다. 사람들이 사니까 괜찮겠지, 이미 오른 건 이유가 있겠지,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투자라기보다 따라하기였다. 다행히도 처음 며칠은 운이 좋았다. 내가 산 종목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계좌에 작은 수익이 찍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 경험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돈을 벌었다기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부터는 확신이 생겼다. 고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금액은 조금씩 커졌다. 이미 경험으로 확인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확신은 굉장히 얕은 기반 위에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 했다가 느낀 현실

2. 돈이 줄어드는 순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내가 산 종목의 주가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주식은 원래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별다른 대응 없이 그냥 지켜봤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하락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며칠 사이에 수익이 사라졌고, 그 다음에는 손실로 바뀌었다.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때부터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왜 떨어지는지 알 수 없었고, 지금이 일시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더 내려갈 흐름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팔아야 하는지, 더 기다려야 하는지, 오히려 더 사야 하는지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그제야 알게 됐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그동안은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내가 맞는 선택을 한 것처럼 느꼈을 뿐이었다. 시장이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누구나 쉽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체감했다. 크지도 않은 주식계좌 잔고가 줄어드니 속이 쓰렸다. 그런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돈이 줄어드는 것보다, 내가 아무 기준 없이 들어왔다는 사실이었다. 아무것도 몰랐기때문에 이건 기다려도 되는 상황인지, 지금 정리해야 하는 상황인지 판단할 수 없었고 그 사실이 가장 불안했다. 계좌를 계속 확인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그게 생각보다 훨씬 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 순간부터 주식은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게 됐다.

 

3. 결국 돈이 아니라 ‘기준’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손실을 경험하고 나서야 나는 처음으로 멈춰서 생각하게 됐다. 왜 이 종목을 샀는지, 왜 그 타이밍에 들어갔는지, 나는 어떤 기준으로 투자하고 있었는지 하나씩 떠올려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거의 없었다. 그냥 올랐기 때문에 샀고,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해서 들어갔고, 처음에 조금 벌어봤기 때문에 계속 이어갔던 것뿐이었다. 거래량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뛰어들기도 했다. 기준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린 선택이었다는 걸 그제야 인정하게 됐다. 그래서 그 이후로 가장 먼저 바꾼 것은 공부 방법이 아니라 기준이었다. 무엇을 보고 들어갈 것인지, 어느 정도 손실이 나면 정리할 것인지, 이 기업을 왜 선택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는 속도가 느려졌다. 바로 매수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했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넘기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계속 사고파는 것 같은데, 나는 가만히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적어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주식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판단을 하는 연습에 더 가깝다는 것을. 그리고 그 판단은 기준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도 함께 깨닫게 됐다.